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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과 후회

by 유키미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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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언니가 지켜줄게

정신병원에서 의사는 소녀에게 이야기를 꺼내고, 소녀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수미(임수정)와 수연(문근영)은 아버지 무현(김갑수)을 따라 계모 은주(염정아)가 거주하는 집으로 오게 된다.

계모는 이상하리만치 수미와 수연을 환영하나, 둘은 계모를 탐탁지 않아 한다. 

신경전을 계속 벌이던 중, 계모의 동생인 무현의 처남내외가 함께 밥을 먹기 위해 집에 방문한다. 불편한 대화가 오가던 중 처남의 아내에게 발작이 일어나게 되고 처남내외는 서둘러 집을 빠져나온다. 그 후 차 안에서 이상한 것을 봤다고 처남의 아내는 고백한다.

수미는 버젓이 엄마 행세를 하는 은주를 대놓고 매몰차게 대한다. 은주는 이에 수연에게 화를 내고 폭력을 쓰게 된다. 

결국 수연이 생모의 사진을 보고 자신의 사진은 찢어놨다는 걸 발견한 은주는 수연을 옷장에 가둬두고 잘못을 빌라고 얘기한다.

이를 뒤늦게 눈치챈 수미는 수연을 위로하고, 무현에게 화를 낸다.

그러나 무현은 수미에게 화를 내며 말한다.

 

수미의 진실

"수연이는 죽었잖아!!"라고 무현은 말했다.  사실 수연이는 얼마 전 눈을 감았고, 그 충격에 수연의 환상을 보는 수미였던 것이다.

그리고 무현은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온다. 그 사람은 바로 계모 은주였다. 

영화 초중반 나왔던 은주는 수미의 다른 자아였다. 영화에 등장했던 계모와 수연은 수미가 만들어낸 자아였으며 사실 집에는 무현과 수미만 존재했던 것이다.

수연이 눈을 감기 전, 오랫동안 아팠던 아내를 두고 의사 무현은 같이 일하는 동료 간호사인 은주와 금지된 사랑을 하게 된다.

그것도 모자라 무현은 아내와 딸들이 버젓이 집에 있음에도 은주와 은주의 남동생 내외를 초대해 밥을 먹는다. 

수미는 무현과 은주의 사이를 알고 은주에게 날을 세우며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 그러자 은주는 수연의 손에 들려있는 숟가락을 거칠게 낚아채고 음식을 버린다. 그런 은주의 행동을 바라보던 아내는 슬픔에 빠지게 된다.

그날 밤 수연과 수미의 생모는 수연의 머리를 쓰다듬고 이내 수연의 방에 있는 옷장 안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잠에서 깬 수연은 옷장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엄마를 발견한다.

너무 당황한 수연은 엄마를 옷장에서 빼내려다 옷장이 넘어지게 되고 결국 그 밑에 깔리게 된다. 쿵 하는 소리가 들리자 은주는 제일 먼저

방에 올라오게 되고 수연이 깔려서 허둥지둥거리는 것을 발견한다. 

그 장면을 보고도 되돌아 나오던 은주는 이내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가라는 표정을 짓고 수연을 구하러 가기로 한다.

그때 시끄러운 소리에 마침 나오던 수미와 마주치게 되고 은주와 수미는 싸우게 된다. 

은주는 수미에게 " 이 순간을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라고 말하지만 수미는 그럴 일 없다며 집 밖으로 나선다.

결국 은주는 수연을 구하지 않았다. 그렇게 엄마와 수연이 같은 날 세상을 떠나자 수미는 자신이 수연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몰랐던 것 자책하면서 정신질환을 앓게 됐던 것이다.

병이 심각하다며 다시 은주는 수미를 입원시키게 된다. 그 후 혼자 집으로 돌아온 은주는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했던 원혼에게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

 

 

영화를 재밌게 보기 위한 포인트

영화는 굉장히 많은 복선을 가지고 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랑 복선을 알고 보는 것이랑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영화는 정신병원에서 시작한다. 의사는 수미에게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해?"라고 묻는다. 이는 수미가 수연과 은주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해리성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항상 수미와 수연은 함께 있으나, 아버지 무현은 수연에겐 말을 걸지 않았다. 없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리고 수미는 아버지에게 수연의 방에 있는 옷장을 치워달라 말하지만 무현은 옷장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수미의 말에 불편함을 느낀다. 옷장에서 수연과 전처가 생을 마감했으니 당연히 불편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극 중에서 은주는 계속해서 수미가 아프다고 말하는데 무현은 계속해서 은주에게 약을 주고 있다. 또한 은주는 수미에게 "생리하는 날도 나랑 똑같니?"라고 말하는데 이는 수미와 은주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보면 무현은 은주와 함께 잠들지 않는다. 다 큰 자신의 딸과 함께 잘 수 없어 항상 자는 것만 확인한 후 본인은 따로 나와서 잠들었다. 

마지막으로 처남내외가 식사를 하러 왔을 때 둘은 계속해서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본인의 누나의 잘못된 사랑으로 생을 마감한 전처의 딸인 수미가 계속해서 누나인 척 행동을 하니 당연히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복선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데, 나는 단연코 소리가 대단했다고 말하고 싶다.

마루를 걸을 때마다 들리는 삐걱이는 소리, 서랍을 열고 닫을 때 들리는 끼익 거리는 귀가 찢어지는 소리, 주전자에 물이 끓자 시끄럽게 울리는 소리 등 듣기 좋지 않은 소리들이 필요한 장면에 적절하게 사용됐다.

영화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불편한 분위기가 깔려있는데 그에 맞는 소리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삽입곡인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모르고 들으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배경음악이 영화에서 나올 때마다 애절하고 안타까우며 비극적인 느낌이 든다.

특히 영화 끝자락 수미가 수연이 옷장에 깔린 것을 모르고 갈대밭을 걸어갈 때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 흘러나온다. 

수미는 은주에게 후회할 일 없다고 말을 뱉고 집을 나서면서 갈대밭을 걷는다. 수미는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미칠지 몰랐고 결국 큰 죄책감에 시달리며 평생 고통받게 된다. 이런 부수적인 부분들을 인지하고 영화를 본다면 좀 더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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