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풋풋함과 순수함을 느끼고 싶다면, 클래식을 추천한다.
대학생 지혜(손예진)는 친구 수경과 같이 대학 연극부 선배 상민(조인성)을 좋아한다. 저돌적인 수경은 상민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지혜는 그 둘 사이를 도와주게 된다. 그로 인해 상민과 수경은 만나게 된다. 새로 이사 간 집에서 지혜는 우연히 엄마 주희(손예진)가 보관한 상자 안 일기와 편지를 읽게 된다.
아빠가 엄마에게 보낸 편지를 읽지만 편지의 내용은 아빠가 엄마에게 보낸 것이 아니다. 그때 엄마의 일기장과 다른 남자의 사진을 발견한다.
시점은 과거로 넘어가고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외삼촌 집에 놀러 간 준하(조승우)는 시골 외할아버지댁에 놀러 온 국회의원 딸 주희를 만난다.
주희의 부탁으로 강 건너 귀신의 집에 놀러 가게 되고, 갑자기 비가 내리며 강이 불어나자 둘이 타고 온 배가 떠내려가 두 사람은 함께 비를 피하게 된다.
주희는 비를 너무 맞아 앓아눕게 된 뒤, 시골을 떠나게 되고 준하도 방학이 끝나 수원으로 돌아가며 그 둘은 헤어진다.
준하는 주희를 계속 생각한다. 그렇게 가장 친한 태수(이기우)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 주던 준하는, 그 상대가 태수의 정략결혼 상대가 주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태수 몰래 주희를 만나게 되는 준하, 주희와 준하는 태수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결국 준하가 둘의 사이를 말하게 된다.
태수는 주희가 준하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둘의 관계를 지지한다. 준하와 주희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편지가 태수네 집으로 반송되는 일이 생긴다. 태수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국회의원 딸인 주희와의 결혼을 포기할 수 없어 태수를 체벌하게 된다,
결국 태수는 괴로움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친구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준하는 주희를 놓아주기로 한다.
준하는 고등학교 졸업 후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된다. 우연히 사실을 알게 된 주희는 준하에게 목걸이를 주며 꼭 돌아와야 한다고 말한다.
준하는 퇴각 중 주희가 준 목걸이를 놓치게 되고 다시 찾으러 가던 중 포탄을 맞게 된다.
몇 년 후 카페에서 주희와 만나게 된 준하는 자신은 이미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렸다고 말하고, 주희는 슬퍼한다. 그러나 준하는 주희가 우는 것을 모르고 엉뚱한 행동을 한다.
사실 준하는 포탄을 맞고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이를 알리고 싶지 않아 눈이 보이는 연습까지 했으나, 약속 당일 카페 안 물건들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주희가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주희는 태수와 결혼을 한다. 결혼 후 지혜를 낳고 지내던 중, 준하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사실 준하는 주희와 태수가 결혼 한 뒤 결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이 처음 마주했던 강에 준하의 유해가 뿌려지고, 주희는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다시 현대로 돌아와 지혜는 이런 엄마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자신의 짝사랑과 닮아있다고 느낀다.
수경과 상민이 만날 때 수경은 항상 지혜를 부르고 지혜는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러다 상민의 마음엔 수경이 가득하다 느끼게 된 지혜는 일부러 상민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비가 내리고 맨 몸인 지혜는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상민 또한 나무 밑으로 비를 피하러 오게 된다. 상민은 겉옷을 벗고 도서관까지 지혜를 데려다준다.
얼마 후 지혜는 매점에서 놀라운 얘기를 듣게 된다. 상민이 비 오던 날 매점 창 밖을 보다 매점사람에게 우산을 주고 맨 몸으로 뛰쳐나갔다는 것이다. 지혜는 매점 창 밖을 보았고 그곳엔 비를 피해 숨어있던 나무가 보였다.
상민의 마음을 알게 된 지혜는 상민을 만나러 급하게 뛰어간다. 그렇게 본인의 마음을 고백하게 되고 상민 또한 지혜를 좋아했었다고 밝히게 되다.
그렇게 서로 마음을 확인한 둘은 상민의 연극이 끝난 뒤 준하의 유해가 뿌려진 강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지혜는 엄마의 이야기를 상민에게 해주는데, 상민은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린다.
상민의 눈물에 어쩔 줄 모르던 지혜는 상민이 건넨 목걸이를 받는다. 그 목걸이는 주희의 목걸이였으며 상민은 사실 준하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과거에 못 이뤘던 둘의 사랑이 자식들에게 이어졌고, 자식들이 사랑을 이뤘던 것이다.
이십 년이 지났지만 애절한 사랑
클래식은 이미 5번도 넘게 봤을 정도로 내가 매우 좋아하는 한국 로맨스 영화 중 하나다.
좋아하는 이유를 누군가 물어본다면, 몇 가지 이유 중 가장 단순한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배우가 조승우라는 점과 손예진의 리즈 시절이 그대로 담겼다는 것 또한 이유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의 신인시절 풋풋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다른 이유라 하면 무엇보다 내 마음을 뛰게 하는 몇 안 되는 영화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은 감독이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읽고 스스로 언론에서 '소나기의 소녀가 병에 걸려 죽지 않았다면 그 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고 상상하며 만든 스토리가 클래식이라고 밝힌 만큼 영화 내내 소년과 소녀의 아름다운 첫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혜와 상민이 서로 옷을 나눠 입고 빗속을 달려가는 장면을 클래식의 대표장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따로 있다. 과거 주희네 집 앞 가로등을 깜빡이며, 어두웠던 공간에 불이 들어오며 환하게 웃고 있던 준하의 모습과 그 순간 나오는 노래까지 정말 몇 번을 봐도 심장이 멎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최고의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20년 전 영화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약간의 유치하다, 전개가 부족하다고 느낄 순 있지만 영화의 제목이 클래식임을 알고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우리들 모두 2023년에 살고 있지만 2000년대 음악들을 듣고 향수에 젖어있으니 말이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애절한 감성은 수십 년이 지나도 클래식을 한국 최고의 멜로 영화의 자리를 지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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